올해 첫 ‘공모주 열풍’을 몰고 왔던 SK바이오팜 주가가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묶여있던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바이오팜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만6000원(10.22%) 떨어진 14만5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18만~19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어느새 14만원 선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7월 ‘따상상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3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판한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8일 기록한 최고점(21만7000원) 대비 3개월여 만에 35.3%나 떨어졌다.
이날 SK바이오팜 주가가 급락한 원인은 상장 후 3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대규모 물량(170만5534주)을 배정받았던 기관 투자가들이 ‘족쇄’가 풀리자마자 주식을 대거 팔아 치웠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전체 공모주 물량(1957만8310주)의 절반 정도(935만1728주)에는 이러한 ‘보호예수’가 걸려있는데, 예수 기간은 2주, 1개월, 3개월, 6개월로 각기 다르다.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때 발행 주식의 20%를 직원에게 우선 배정해주는 ‘우리사주 제도’를 통해 주식을 받았던 SK바이오팜 임직원들은 1년간 주식을 팔 수 없는데, 상장 이후 직원 수십 명이 ‘차익 실현’을 위해 퇴사를 하기도 했다. 우리사주 제도로 받은 주식을 내다팔려면 조합 명의로 돼 있는 주식을 본인 명의로 가져와야 하는데 이 기간이 한 달 정도 걸린다. SK바이오팜이 조합과 협의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퇴직자를 대상으로 주식을 개인 명의로 전환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추가로 492만3063주(전체 공모주의 25.1%)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는 내년 1월1일까지 SK바이오팜의 주가 변동성은 계속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1월1일 보호예수가 끝나는 물량은 5일의 2.9배에 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내년 1월1일까지는 수급에 따른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다음달 SK바이오팜이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된다면 리스크 요인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