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일반 청약이 6일 마무리됐다. 최종 경쟁률은 606.97대 1로, 무려 58조 4237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빅히트의 주식을 사기 위해 몰렸다. 이는 올해 공모주 돌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보다는 많지만 최고 기록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에는 약간 못 미치는 액수다. 이번 청약에서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은 투자자는 빅히트 주식을 2주 받게 된다.
공모가(13만5000원)를 기준으로 산정한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약 4조85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3사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SM의 시총을 모두 더한 것(약 3조400억원)보다 많다. 만일 빅히트가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로 상승)을 기록할 경우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약 12조5000억원까지 증가해 코스피 시장 시총 20위권 진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석 연휴 전까지만해도 증권가 일부에선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를 넘어 10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지난달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며 흥행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청약 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와 투자자예탁금 등 증시 대기 자금 역시 117조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존 개인 투자자외에 BTS의 팬인 ‘아미(Army)’까지 빅히트 청약에 가세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빅히트도 엄청난 흥행 속에 청약이 마무리됐다”면서도 “증거금이 카카오게임즈에 미치지 못한 것은 최근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고점 대비 많이 떨어지며 ‘공모주 투자가 능사는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어도 빅히트 주식을 1~2주 밖에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소문난 잔치에 가도 사람이 너무 많아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증권가에는 빅히트의 적정 주가를 16만원에서 38만원 사이로 보고 있다. ‘최대 6개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3.9%로, SK바이오팜(81.2%)와 카카오게임즈(58.6%)보다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상장 후 빅히트의 주가 하락이 두 종목보다 더 빠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