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일반 청약(5~6일)에 58조4237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올해 공모주 돌풍의 원조인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보다는 많지만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에는 약간 못 미치는 액수다. 최종 경쟁률은 606.97대 1로 집계됐다. 이번 청약에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은 투자자는 빅히트 주식을 2주 받게 된다.

공모가(13만5000원)를 기준으로 산정한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약 4조85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빅3’인 JYP와 YG, SM의 시총을 모두 더한 것(약 3조400억원)보다 많다. 만일 빅히트가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로 상승)을 기록할 경우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약 12조5000억원으로 불어나 코스피 시총 20위권 진입도 가능해진다.

추석 연휴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 일부에선 ‘카카오게임즈를 넘어 10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지난달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며 흥행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청약 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와 투자자예탁금 등 증시 대기 자금도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기존 개인 투자자 외에 BTS의 팬인 ‘아미(Army)’까지 빅히트 청약에 가세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결과는 그 정도의 과열은 아니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거금이 카카오게임즈에 살짝 미치지 못한 것은 최근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고점 대비 많이 떨어지며 ‘공모주 투자가 능사는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빅히트의 적정 주가를 16만원에서 38만원 사이로 보고 있다. ‘최대 6개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3.9%로, SK바이오팜(81.2%)과 카카오게임즈(58.6%)보다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