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년9개월여 만에 최고치(2543.03)를 기록한 16일 한국거래소 전광판.

코스피지수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년 9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도 2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는 등 미 대선 종료와 코로나 백신 개발 기대감 등에 힘입어 국내 주식과 통화가 모두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9.16포인트(1.97%) 오른 2543.03에 마감했다. 지난 2018년 2월 1일(2568.54) 이후 2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2.2% 오르며 지난 2018년 1월29일 세운 사상 최고치(2598.19)에도 바짝 다가섰다.

앞으로 2.17%만 더 오르면 코스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3000 돌파' 가능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거래일보다 1% 가까이 오른 847.3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마저 뚫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어느덧 1100원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109.3원에 마감하며 지난 2018년 12월4일(1105.3원) 이후 1년 11개월만에 최저치(원화 강세)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4조7977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같은 기간 개인들은 5조42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1월초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순매수 규모는 당시(1조8207억원)의 2.6배를 넘는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LG화학·SK하이닉스로 모두 시가총액 5위 안에 드는 대형주들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리서치센터장은 “미 대선이 바이든의 승리로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줄었고, 코로나 백신 개발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으로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큰 상태”라며 “당분간 위험(투자) 선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신흥국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대대적인 ‘돈 풀기 정책’으로 달러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원화 가치가 급등세를 보인 것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를 강하게 부추기고 있다. 오 센터장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내린 것이 국내 증시 상승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환율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기업 주식을 사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반도체 업황 전망 개선 등 내년도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회복된다는 생각때문에 수출 중심의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