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높아서 작년 블프는 건너뛰었는데, 올해는 달려보려고요. 비타민과 무쇠팬, 구강세정기 사려는데 배송비까지 면제되면 한국 가격의 절반이네요.”(40대 주부 이모씨)
오는 27일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집콕과 재택에 지쳐 있는 소비자들이 들뜨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저 수준(24일 기준 1112원)까지 떨어진 데다 미국 대형 쇼핑몰인 아마존이 한국 무료 배송 이벤트를 시작했고, 카드사들이 각종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말 그대로 ‘트로이카 쇼핑 대찬스’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 내 주요 쇼핑몰들이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재고 땡처리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전 처음 해외 직구에 도전해 보겠다는 직마추어(직구가 처음인 아마추어)도 늘고 있다.
‘갓마존’에서 99달러 이상 사면 무료배송
‘역시 갓마존(신을 뜻하는 GOD+아마존)이네요!’
요즘 해외직구 정보공유 사이트는 아마존의 국제 배송비 무료 소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로, 한국 직구족 10명 중 7명꼴로 선호하는 최애 직구 쇼핑몰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엔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송 대행업체를 이용하거나 혹은 값비싼 배송비를 내고서 이용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 쇼핑몰 11번가에 투자하면서 한국 시장 직접 진출 신호탄을 쏜 아마존이 지난 18일부터 ’99달러 이상 한국 무료 배송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아마존이 직배송하면서 ‘대한민국 무료 배송 표시’라고 적힌 품목들이 대상이며, 99달러 이상 구입하면 된다.
회사원 김성희씨는 “비타민과 치아 관리 용품을 102달러어치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배송료 25달러가 면제되어 깜짝 놀랐다”면서 “블프 당일엔 가격이 더 내려갈 것 같아 좀 더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마존 프로모션의 최대 장점은 무게나 부피에 상관없이 99달러만 넘으면 무료 배송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다만 주문 건수가 급증하면 특정 물건들은 무료 배송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기에 서둘러 구매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이번 국제 배송비 무료 이벤트는 아마존이 정식 공지하지 않아 언제 끝나는지는 알 수 없다.
카드 이벤트 활용하면 최대 85달러 아껴
카드사들도 블프족의 쇼핑 욕구를 불타게 하는 할인 이벤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정으로 소비 위축이 걱정되던 카드사들은 이번 해외직구 특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쇼핑의 혼을 까맣게 블살라'라는 이벤트를 최근 선보였다. 한국으로 무료 배송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아마존에서 100달러 이상 사면 10달러를 캐시백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50~100달러 미만은 5달러를 환급해 준다. 이때 하나카드 홈페이지 이벤트 코너를 경유해 구입해야 한다. 또 하나 마스터카드 소지자는 프로모션코드(HANA15)를 넣고서 아마존에서 150달러 이상 사면 15%(최대 75달러)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NH농협카드는 오는 30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캐시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아마존, 육스, 매치스패션 등 3개 매장에서 결제한 금액에 따라 최대 7만원까지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홈페이지 이벤트 코너에서 반드시 사전 응모해야 한다.
신한카드도 23일부터 아마존에서 150달러 이상 구매하면 15%(인당 75달러 한도) 할인해 주는 행사를 펼친다. 8000명 선착순 한정이며,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다운로드받아 사용하면 된다.
KB카드도 마스터카드로 해외 온라인 가맹점에서 5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 중 5000명을 추첨해 치킨 쿠폰을 선물로 준다. 삼성카드 역시 이달 말까지 해외(직구 포함)와 온라인 업종에서 20만원 이상 사용하면 추첨을 통해 총 1561명에게 경품을 준다. 삼성카드 홈페이지에서 응모한 고객이 대상이다.
블프 시즌엔 득템의 기회가 많지만, 주문자가 전세계에서 몰리기 때문에 배송 지연이나 미배송 등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우는 곳은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해야 한다. 개인의 경우 해외 직구는 배송비 포함 150달러(미국은 200달러)를 넘게 사면 관세 부담이 생기니 잘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