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단장해서 시집 보낸다고요? (우리도) 황당합니다. 들어온 혼담도 없는데 썰만 도네요.”(한화 금융그룹 관계자)

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한화그룹 내 손해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이 장중 한때 소리 소문 없이 15%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하루 한화손보는 1230만주가 넘는 주식이 거래되면서 거래량 급증 기준 코스피 20위에 올랐다. 이날 52주 신고가(4575원)도 시원하게 갈아치웠다. 최대주주인 한화생명 주가도 한화손보 급등세에 덩달아 6% 넘게 올라 22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손보의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57%에 달한다. 다른 보험사들의 주가 흐름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의 KRX보험지수는 같은 기간 10.3%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개인들이 한화손보 주식을 13억원 어치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이 실적이 썩 좋지 않은 한화손보를 매각할 것이란 루머가 주식 채팅방 등을 중심으로 퍼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화손보의 최대주주는 한화생명이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가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예일대 출신으로 2014년 ㈜한화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했다. 작년 8월부터 한화생명 CDSO를 맡고 있다.

최근 금융권으로 세를 넓히고 있는 카카오가 자동차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풍문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손보 주식 토론 게시판에는 ‘카카오손해보험이 온다'거나 ‘카카오에 시집 보낼 가능성 100%’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화손보가 지난 9월 온라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지분 전량을 그룹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에 처분했는데, 이 때문에 매각설이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며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계속 말하는데 주가는 왜 오르는지 정말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도 “한화손보는 업계 시장점유율(MS)이 4% 정도인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썩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물건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손보의 실적 개선 흐름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화손보의 3분기 순익은 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8% 증가했다. 작년엔 적자였는데 올해 흑자 전환 후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올해 연간 순익은 933억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