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집값이 치솟으면서 대출액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5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은 “가계의 주택 구입 부담을 수치화한 ‘주택구입부담지수(K-HAI)’가 서울 지역의 경우 3분기 144.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3분기 123.6이었던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4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였던 2009년 4분기(150.8)에 바짝 다가섰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 가격의 주택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원리금 상환 부담을 얼마나 져야 하는지를 지수화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 총부채상환비율(DTI) 25.7%, 만기 20년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으로 대출했을 때 소득의 25.7%를 원리금 상환액으로 지출하면 이 지수가 100이 된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 구입 부담이 가중된다는 뜻이다. 3분기 지수(144.5) 수준이라면 중위가구 소득(581만원)의 약 37%인 215만원을 매월 원리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지수가 100 언저리였던 4년 전에 비해 매월 86만원씩 더 부담하는 꼴이다.
전국 평균 주택구입부담지수도 52.3으로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중에 서울 외에도 대구(59.9→60.3), 대전(57.8→58), 경기(68.8→68.9) 등이 전 분기 대비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올랐다.
반면 부산(55.5→54.2), 울산(44.1→43.3), 충북(31.2→30.4), 경남(34.2→33.5) 등은 전 분기보다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