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여러분, 겁먹지 마세요. 대동단결해서 말아올립시다.”

“인생 대역전 기회죠. 거래정지 훈장 달수록 더 오릅니다.”

초호황 장세에 올라타지 못해 불안해진 개미들이 꿈의 주식들을 사들이면서 증시에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르면 거래 정지될 것”이라고 강한 경고를 날렸음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당 종목의 주가는 더 많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묻지마 매수가 몰리면서 주가가 20% 넘게 오르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코스닥 상장사인 박셀바이오의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면서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 예고하고, 5일 종가가 23만4300원이 넘으면 6일 하루 거래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매매 동향을 유심히 살펴 보고 있다'면서 투자자 주의보를 내렸지만, 5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박셀바이오는 전날보다 22% 넘게 오른 26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소가 경고하건 말건, 겁없는 개미들의 묻지마 매수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현재 주가가 종가까지 유지된다면, 해당 주식은 매매 거래 정지로 이어지게 된다.

신약업체 박셀바이오는 지난 9월 공모가 3만원으로 코스닥에 처음 상장한 신생 기업이다. 전남대 의대와 임상백신연구개발사업단에서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설립한 곳이라고 한다.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시행했던 수요 예측에서 기관 경쟁률은 94대 1였고, 일반 투자자 경쟁률도 96대 1 정도여서 인기는 없던 상장사였다. 상장 당일도 21% 하락해 2만13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회사가 개발 중이라는 신약 관련 호재 뉴스가 흘러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작년 말엔 새내기 기업이면서도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진행해 개미들에게 대박주라고 소문이 났다.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박셀바이오는 공모가 대비 현재 시점까지 실제 상승률로 따지면 1700%에 달한다. 100% 무상증자 이후 작년 12월 29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으며 급등했기에 현재 시가총액이 2조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이날 시총 기준으로는 코스닥 21위 기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기준으로 1년 수익률(우선주 제외)을 살펴 보면 신풍제약이 1613%로 가장 높았지만, 박셀바이오는 약 3개월 만에 1471%의 성과를 올렸으니 실질적으로는 1위”라며 “해당 기업의 임상은 모두 초기 단계여서 성능을 말할 수는 없기에 (전문가 입장에선)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대박이냐 쪽박이냐, 증시에서 인생 역전을 노리는 개인들의 묻지마 매수가 늘면서 예전엔 볼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