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배터리 전략 변경 충격으로 16일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3개사의 시총이 7조원 증발했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중장기 전기차 배터리 전략을 변경한다고 발표하면서 16일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 3총사의 시가총액이 7조원 증발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대장주인 LG화학은 이날 7.76% 하락한 89만1000원에 마감해 전날보다 시총이 5조3000억원 감소했다.

전날 대비 5.69% 하락해 21만5500원에 마친 SK이노베이션의 시총은 하루 만에 1조2000억원 줄었고, 삼성SDI 역시 시총이 4000억원 줄었다. 그나마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어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에 비해 덜 빠졌다(0.87% 하락).

폴크스바겐은 15일(현지시간) 배터리데이를 열고 오는 2023년부터 각기둥 모양의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해 2030년까지 모든 전기차의 80%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파우치형 중심이어서 세계 전기차 2위 판매사인 폴크스바겐의 각형 중심 배터리 전략 변경은 상당한 충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2차 전지 공급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등으로 파악되는데 이 중 한국업체들이 공급하는 2차 전지 형태는 파우치형”이라며 “향후 폴크스바겐 내 파우치 생산 한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크게 강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의 발표가 국내 배터리 업체에 부정적이긴 하지만 지나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전기차 침투율 속도에 비해 배터리 공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는 큰 충격은 주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