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 전후에서 오르내리며 지루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면서 절세 혜택이 있는 리츠(REITs)에 눈을 돌리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받는 투자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대형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것을 말한다.

상장리츠 시가총액 추이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5명 중 1명이 리츠에 투자하고 싱가포르에선 리츠가 예금보다 더 익숙한 저축 방법”이라며 “한국은 실물 부동산 투자가 과도한 만큼, 향후 리츠는 중요한 대안 투자 자산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리츠, 입맛대로 고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초 7개에 불과했던 상장 리츠는 이달 현재 13개로 늘어났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예전엔 국내 오피스 빌딩 일색이었지만 지금은 유럽 빌딩(제이알글로벌리츠), 아파트(이지스레지던스리츠), 주유소(코람코에너지리츠), 물류센터(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여러 가지다.

올해도 리츠 출시는 이어질 전망이다. SK그룹이 본사 사옥인 서린빌딩과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를 자산으로 삼는 리츠를 내놓을 계획이다. SK디앤디의 자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 역시 영등포구 영시티 등을 자산으로 하는 리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 충격에 수익률은 부진

리츠는 단기 매매 차익보다는 배당 수익을 목표로 하는 안정 성향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때문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

리츠의 고유한 특성이 그렇다고 해도 막상 주가가 빠지면 속은 상한다. 커피값 한 잔으로 건물주를 꿈꿨던 리츠 주주들은 올 들어 펼쳐진 강세장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NH프라임리츠는 지난 2019년 12월 상장 첫날 상한가로 직행했으나 25일 주가는 4320원으로 공모가 5000원에도 못 미친다.

비슷한 시기에 상한가로 코스피에 입성했던 롯데리츠 주가도 이날 5050원으로 공모가 5000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장한 리츠 중에선 이지스밸류리츠(4755원), 미래에셋맵스리츠(4845원), 코람코에너지리츠(4960원), 이지스레지던스리츠(4830원) 등이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배당 수익률은 4~6% 예상

리츠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원인은 코로나 충격 때문이다. 코로나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자, 소매업종과 오피스 수요가 줄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리츠 수익률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엔 상승하는 금리가 또 다른 어려움이 되고 있다”면서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자산을 부채로 편입한 대부분의 리츠 역시 비용 부담이 늘어나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금리 상승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지 않아 자산 배분 차원에서 일정 부분 편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편 부부장은 조언했다.

삼성증권 이경자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 리츠들의 예상 배당 수익률은 연 4~7% 수준이다.

정부의 리츠 활성화 대책에 따라, 상장 리츠를 사서 3년 보유하면 배당 소득에 대해 9% 저율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증권사에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하며, 소급 적용은 되지 않으니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