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 액수가 20조6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4개월도 안 돼 지난해 1년간 삼성전자 개인 순매수액(15조6960억원)을 뛰어넘었다. 개인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전체 금액(40조9830억원)의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인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개인들은 주식 투자가 아니라 ‘삼성전자 투자’를 한 데 가깝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를 16조9460억원, 우선주를 3조11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올해 개인 순매수 3위(현대모비스)부터 29위(한화솔루션)까지 순매수액을 합친 금액(20조530억원)보다도 많다. 또 서학 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올해 순매수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16억7000만달러, 1조8700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올해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인은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처음 주식 투자를 한 사람들은 ‘내가 이름을 잘 아는 기업’ ‘그래도 손실 위험이 제일 작아 보이는 기업’을 찾으면서 삼성전자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예·적금에 돈을 묻어두면 손해라고 판단한 보수적 성향 투자자들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 배당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말 종가 기준으로 8만1000원이었던 삼성전자(보통주) 주가는 지난 1월 11일 장중에 9만6800원까지 오르며 ‘십만전자(주가 10만원인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지난달 10일에는 8만900원까지 떨어졌고, 이후에도 등락을 반복하며 9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개인의 삼성전자 평균 순매수 가격은 8만4700원이다. 22일 종가(8만2400원)와 비교하면 대체로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