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균등배정 물량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 계좌에 대해서도 수수료 명목으로 2000원씩 떼어갔던 한국투자증권이 앞으로 0주 계좌의 청약 수수료는 받지 않겠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새로 바뀐 공모주 제도는 균등 배정이라고 해도 청약 신청자 수가 균등 배정 물량보다 많으면 추첨을 하게 되고, 추첨에서 떨어지면 1주도 못 받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증권사가 수수료 명목으로 2000원씩 떼어가기에 공정하느냐는 논란이 많았다.

지난 28~29일 진행된 SK IET 공모주 청약은 총 5곳 증권사가 진행했다. 대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고, 나머지 4곳은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이었다.

5개 증권사 중 일반 투자자에게 청약 수수료를 2000원씩 받는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등 2곳이었다. 나머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수수료가 없다.

그런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우리사주조합의 실권 물량이 추가 배정된다고 하더라도 26만2528계좌는 균등배정 물량이 여전히 0주다.

SK증권도 2000원씩 청약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1계좌당 최소 1주 이상은 받는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균등배정 빈손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수수료는 없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자,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SK IET 공모주 청약 건부터 0주 계좌에 대한 수수료는 받지 않겠다고 30일 밝혔다. 만약 한국투자증권이 종전처럼 수수료를 받았다면 0주 계좌에서 얻었을 수익은 약 5억2500만원에 달한다.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다만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청약 수수료 면제 정책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기존 공모주 청약의 0주 계좌에서 떼어갔던 수수료는 투자자들에게 환급해 주지 않는다.

공모주 투자자인 최모씨는 “지난 4월 12~13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한 해성티피씨의 경우 7만3000계좌의 균등배정 물량이 0주였다”면서 “공모가가 1만3000원이라서 낮은 수준인데 (한투증권이) 수수료 명목으로 0주 계좌에서도 공모가의 15%씩 고스란히 떼어 갔다”고 비난했다.

일반 투자자가 비례 배정 물량은 받지 않고 균등배정 청약에만 참여했다고 가정하면, 한국투자증권이 해성티피씨 청약의 0주 계좌에서 챙긴 청약 수수료 수익은 약 1억46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