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우리나라 1등 주식이잖아요. 도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12일 국민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한때 8만원이 무너지자, 500만 삼성전자 소액 주주들의 하소연이 인터넷에 쏟아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5% 하락한 8만원에 장을 마쳤다. 작년 12월 말 삼성전자 종가가 8만10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삼성전자를 매수한 새내기 주주들의 계좌는 모조리 마이너스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월 최고가(9만6800원)에 매수한 삼성전자 주주는 17% 손해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새내기 주주들의 평가 손실은 약 1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1조원 넘게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 기준 1위다.
11일에 이어 이날도 외국인의 거친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날 외국인은 1조1400억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치웠다. 기관 역시 1600억원 가량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이 물량은 전부 개인들이 받아냈다.
이날 삼성전자는 공매도 세력의 거친 공격에 만신창이가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공매도 거래 1위 종목은 삼성전자(923억원)였다. 현대차가 2위였는데 금액은 절반 수준인 481억원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의 공매도 전체 금액은 9839억원이었다.
한편, 삼성전자와 같은 정보기술(IT) 업종이 포진해 있는 대만 자취안지수 급락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장중 8% 넘게 하락하는 등 크게 흔들리다가 결국 4.11% 하락한 1만5902.37에 마감했다.
대만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이자 전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는 이날 장중 한때 하한가(10%) 근처까지 떨어졌다. 이날 나온 TSMC의 지난달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이 원인이었다.
TSMC의 4월 매출은 전월보다 13.8% 감소했다. 대만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뉴스와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회사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뉴스도 영향을 미쳤다.
아무리 장기 투자 목적에서 1등 주식을 샀다고는 하지만, 당장 계좌에 파란불(손실)이 들어오면 누구나 심기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주주인 회사원 A씨는 “다른 나라들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터지자 반도체 기업들 지원한다고 난리가 났는데, 한국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건지, 정말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