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버터’는 21일(현지 시각)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4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지난 22일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주가도 작년 10월 상장 이후 최고가인 32만4500원까지 올랐다. 지난 10일부터 18일 사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0만원 선을 넘어선 뒤 기록을 세웠다.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까지 엔터테인먼트 4대 천왕 주식이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속 가수들의 인기와 코로나 방역 수칙 완화에 따른 오프라인 공연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덩치 큰 막내, 하이브 시총 12조원
지난 22일 하이브의 종가(32만4500원)는 작년 10월 30일 최저점(14만2000원)의 2배가 넘는다. 이날 하이브의 시가총액도 12조28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기준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을 합친 금액의 3배가 넘는다. 하이브는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내 주식(4370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국민연금 등 연기금 순매수 상위 5위(1630억원)였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관련 투자, 이타카 홀딩스(미국의 종합 미디어 기업) 인수, 주력 아티스트의 컴백,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으로 인한 패시브 자금 유입 등으로 수급 호조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향후 주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23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하이브의 목표 주가를 50만2000원으로 유지했다. 안진아 연구원은 “최근 백신 접종률 확대 및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공연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온라인보다 파급력이 높은 오프라인 행사 및 콘서트 진행 시 이에 수반한 MD(연예인의 이름·이미지를 이용한 기획 상품), 콘텐츠 등 간접 매출 동반 수요 증가 등으로 3분기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에스엠 등 선배 기획사들도 선전
에스엠도 23일 전일 대비 주가가 3.1% 오른 5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작년 6월 2만원 선이었던 주가가 1년 만에 2배가 넘는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달 초만 해도 3만원에 못 미쳤는데 뚜벅뚜벅 오른 결과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일 에스엠의 적정 주가를 4만3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상향했는데, 이미 적정 주가 수준까지 주가가 오른 셈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엔터테인먼트 4사 가운데 소속 아티스트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곳이 에스엠”이라며 “NCT, 엑소를 비롯해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군필돌(군 복무를 마친 아이돌 가수)’의 앨범 판매까지 호조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NCT의 경우 신규 팬덤 유입 지표가 국내 아티스트 중 BTS 다음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팬덤 플랫폼 업체인 디어유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것 역시 에스엠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23일 전일 대비 1.8% 오른 4만2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6일 올해 들어 주가가 가장 낮은 수준(3만950원)까지 내려갔었는데, 연저점 대비로 보면 38.6%정도 오른 것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JYP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 활동 부재에도 불구하고 음반·음원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특히 음원의 경우 중국 플랫폼과의 신규 계약 도입이 2월부터 본격화된 효과”라고 평가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 역시 23일 5만53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9% 상승했다. 올 들어 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백신 공급에 따른 콘서트 재개 등에 대한 기대감 속에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