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가게 수입이 줄었으니 건강보험료 낮춰주세요.”
최근 1400만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들 사이에서 건보료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대다수 지역 가입자들은 코로나 때문에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경우가 많은데, 이를 건보공단에 알려서 5개월치 건보료 할인을 받는 것이다. 지역 가입자의 건보료는 재산이나 소득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
자영업자 이모씨는 “작년 소득이 반토막도 더 나서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 자료를 갖고서 건보공단에 보험료 조정을 신청했더니 월 29만원 내던 건보료가 16만원으로 줄었다”면서 “6월분 보험료부터 바로 적용된다고 하니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많이 줄어든 지역 가입자라면 (나처럼) 꼭 따져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지역 가입자가 올해 내고 있는 건보료는 2년 전, 즉 2019년 소득이 기준이 된다. 2020년 자료는 가을에나 반영된다.
통상 지역 가입자가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 7월 쯤에 확정되고, 이후 건보공단으로 관련 자료가 통보된다. 건보공단은 10월에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조정하고, 11월분(12월 고지서)부터 그 자료에 맞춰 보험료를 재산정한다.
그런데 이렇게 소득 자료 통보와 보험료 재산정 사이에 시차가 생기다 보니, 불편한 진실이 생기게 된다. 2019년 대비 2020년에 소득이 줄어든 것이 확실한 경우에도 11월 이전, 즉 6월분부터 10월분까지 5개월치 보험료는 더 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건보공단은 이렇게 전산 작업 때문에 생기는 시간차 때문에 억울하게 건보료를 더 내지 않도록 ‘건보료 조정 신청'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2년 전에 비해 지난해 수입이 줄어든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들이 대상이다.
건보료 할인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스스로 알아서 신청해야만 혜택을 챙길 수 있다. 신청하지 않으면 10월까지는 종전 소득 기준으로 건보료가 계속 부과된다. 7월 내에 신청해야 6월분부터 보험료 조정이 가능하다.
아직 정확한 내용이 나오진 않았지만, 5차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게 주는 것으로 정해지는 경우 6월 건보료가 기준이 된다고 하니 소득이 줄어든 경우엔 더 적극적으로 챙기는 게 좋다. 물론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소득이 늘었다면 당연히 조정 신청은 하지 않는 게 유리하겠다.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서 소득금액 증명원과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확정신고 및 납부계산서를 발급 받아서 신청하면 된다. 팩스, 우편, 방문접수 등의 방법이 있다. 번거롭지만 공단 지사에 직접 찾아가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팩스를 보낸 뒤에 서류가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전화 연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는 최근 상담사 노조 파업으로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다(9일, 그리고 12일 오전 기자가 여러 번 시도했으나 단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
올해는 특별히 7월 중에 신청하면 6월분 보험료부터 할인 받을 수 있다. 만약 8월(3일 이후)에 하게 되면 9월분 보험료부터 할인이 적용된다. 소급 적용이 되지 않으니 반드시 7월 내에 건보료 조정 신청을 하도록 하자.
코로나 때문에 돈벌이가 잘 안 된 것도 화가 나는데, 5개월치 건보료까지 더 물어야 한다면 억울하다. 건보공단이 알아서 보험료를 조정해 주면 좋으련만, 개인이 먼저 알리지 않으면 할인 적용은 안 해준다고 하니 귀찮더라도 꼭 따져 보자.
마지막으로 지역 가입자가 지난해 금융소득이 줄어들어 1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도 보험료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작년 11월부터 금융소득(이자와 배당)은 1000만원을 넘으면 전액 건보료 부과 대상으로 잡힌다. 만약 2019년 금융소득은 1000만원이 넘었지만 작년엔 금융소득이 1000만원 미만으로 감소했다면 건보료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국세청에서 받은 사실증명(신고사실 없음) 서류를 들고 지사에 방문해서 사실확인서에 자필 서명하는 등 절차를 거치면 보험료 조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