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거래 계좌 수가 5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식 투자 열풍이 식지 않은 데다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 시 증권사별 공모주 물량의 절반 이상을 모든 투자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정 제도가 도입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5003만개로 처음으로 5000만개를 넘어섰다. 지난 3월 19일 4007만개로 4000만개를 넘어선 지 약 5개월 만에 1000만개가 더 늘어난 것이다. 활동 계좌란 예탁 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은 거래가 이뤄진 계좌를 말한다.
주식 계좌가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 수는 913만6000명으로 2019년(613만9000명)보다 300만명 가깝게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코스피가 3300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자 수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증권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69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해 한 해 전체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63조8000억원)보다 많다.
또 올 들어 균등 배정 제도가 도입되면서 더 많은 공모주를 받기 위해 본인뿐 아니라 가족 명의로도 계좌를 개설한 뒤 청약을 하는 투자자가 많아진 영향도 있다. 특히 6월 20일 이전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크래프톤의 경우 투자자들이 청약이 가능한 모든 증권사를 통해 ‘중복 청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자 한 명이 여러 증권사 계좌를 개설했을 가능성이 높다.
토스증권 가입자 수가 많이 늘어난 것 역시 전체 주식 계좌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 토스증권의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15일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인 4월 16일 2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9일에는 350만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