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신모(25)씨는 올해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가 손해를 보고 있다. 주변의 추천을 받아 나름 신중하게 생각한 끝에 삼성전자를 샀는데, 주가 흐름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는 “1월에 주가가 9만5600원일 때 30주가량을 샀는데 현재 20% 넘게 손실을 보고 있다”며 “당분간 팔 생각은 없지만 ‘조금 더 일찍 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신씨처럼 삼성전자에 처음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454만6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39만명가량 늘었다. 소액주주 증가세와 함께 삼성전자의 개인 투자자 지분율도 지난 18일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13.1%까지 높아졌다.

또 다른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카카오의 소액주주도 154만1000명으로 지난해 말(56만1000명)의 2.7배 수준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수익률은 ‘극과 극’이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대체로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카카오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개미’ 지분율 역대 최고 수준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69조329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절반에 가까운 32조1270억원이 삼성전자(보통주)를 순매수한 금액이었다. 특히 올해 새로 주식 투자 대열에 합류한 초보 투자자들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기업인 삼성전자에 많이 투자했다.

주린이(주식 투자에 새로 입문한 사람)들의 합류로 삼성전자의 개인 투자자 지분율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3억9419만주가량 순매수했는데 이는 삼성전자 전체 주식(59억6978만주)의 6.6% 정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6.5% 정도였는데, 약 8개월 만에 13.1%까지 높아진 것이다.

예탁결제원을 통해 개인 투자자 지분율을 확인할 수 있는 2005년 이후 삼성전자의 개인 투자자 지분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6년(9.1%)이었는데, 지금은 이보다 4%포인트가량 더 높아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생명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율(21.2%)보다는 낮지만, 국민연금공단(9.2%)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율이 더 높아진 것이다.

◇소액주주 급증했지만, 수익률은 극과 극

지난해 시작된 주식 투자 열풍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카카오 외에 다른 대형주에서도 소액주주 급증 현상이 나타났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말 42만7000명이었던 소액주주가 지난 3월 말 기준 56만4000명까지 늘었고, 삼성SDI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20만2000명에서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32만7000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소액주주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카카오의 지난 6월 말 소액주주 수는 2019년 말(13만명)과 비교하면 1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카카오는 지난 4월 한 주를 다섯 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한 효과로 주가가 낮아지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좀 더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의 소액주주도 2019년 말(4만4000명)과 비교하면 13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들 대형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극과 극으로 크게 갈렸다. 올해 상반기에 삼성전자 주식을 새로 산 신규 투자자들이 지난 18일까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었다면 평균 수익률이 -11.4%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카카오 신규 투자자의 추정 수익률은 15.1%로 높다. 또 올 들어 배터리 관련 주의 주가가 많이 오른 덕분에 올해 상반기에 삼성 SDI 주식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평균 20.6%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