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가 100만선을 돌파하면서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일반적으로 한 주 가격이 특히 높은 주식을 황제주라고 부르는데, 보통 주가 100만원이 넘어가면 황제주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역대 주가가 가장 높았던 황제주의 한 주 가격은 얼마까지 치솟았을까.
◇700만원짜리 주식도 있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역대 주당 가격이 가장 높았던 주식(보통주 기준)은 SK텔레콤으로 2000년 3월 6일 주가가 481만원이었다. 같은 해 3월 2일 SK텔레콤 주가는 13.1% 올랐는데, 하루 만에 55만원이 뛴 것이다. 2위는 아모레퍼시픽이다. 2015년 4월 17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391만원이었다. 회사원이 여유자금이 아니라 한 달 월급을 투자해도 사기가 어려운 수준으로 주가가 높았던 셈이다.
3등은 2017년 11월 1일의 삼성전자로 당시 주가가 286만1000원이었다. 4등은 롯데지주(280만6000원), 5등은 롯데칠성(275만3000원) 등이다.
하지만 이들 주식은 모두 왕관을 내려놓고 ‘국민주’로 변신했다. 한 주를 여러 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통해서 소액투자자들이 여유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으로 변신한 것이다. 2018년 5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대표적이다. 2018년 5월 주가가 265만원이던 삼성전자는 한 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가 5만원대가 됐다. 이후 삼성전자의 소액투자자 수는 크게 늘었고, 작년부터 시작된 증시 투자 열풍 속에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400만명이 넘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더 비싼 주식도 있었다. SG충남방적 우선주의 경우 2011년 7월 26일 774만9000원이었다. 그 이전인 2008년 1월 웰스브릿지 우선주의 주가도 660만원이었다. 하지만 SG충남방적 우선주의 경우 2013년 말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해 상장 폐지됐다. 웰스브릿지 우선주 역시 2009년 상장 폐지 됐다.
◇현재 최고가 황제주는 LG생건
현재 국내 증시에서 ‘최고가’를 자랑하는 주식은 LG생활건강으로 지난 17일 종가가 145만9000원이었다. 2위는 태광산업(109만6000원)이었고, 3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101만2000원)였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주가가 100만원 아래로 내려와 있는 상태다.
잠깐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가 내려온 주식들도 있다. 지난 2월에는 LG화학이 102만8000원까지 올랐었고, 우리나라 대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 주가 역시 같은 달 103만8000원까지 오른 적이 있다.
황제주들을 포함해 국내 증시에서 20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50만원 이상인 주식은 13개다. 삼성SDI(77만2000원), 오뚜기(50만6000원) 등이다.
이 같은 고가의 주식들은 소액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엔 주가가 비싼 편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주식 소수점 거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1주 미만 주식의 매매가 도입될 경우 소액투자자들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현재의 법·제도·인프라하에서 소수 단위 매매가 가능하도록 업계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