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모더나, 노바백스 등 해외 백신 기업 주식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 활동이 재개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을 뜻하는 ‘리오프닝(reopening·경제활동 재개)’ 관련주의 경우에는 순매수 상위권에서 사라졌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로나 백신 업체인 모더나 주식을 6558만달러(약 770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해외 주식 중 순매수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순매수 1·2위는 비대면 서비스에 특화돼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는 아마존(1억6863만달러)과 구글(알파벳·9105만달러)이었다.

또 다른 백신 기업인 노바백스가 순매수 10위(2964만달러), 화이자가 순매수 12위(2748만달러)였다.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백신 기업 주식이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 노바백스가 순매수 35위(963만달러)에 오른 게 올해 최고 순위였다. 지난해의 경우 11월에 화이자가 순매수 5위(7325만달러)에 올랐었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국내에서도 백신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또 올 들어 모더나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가 몰린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말 104.47달러였던 모더나 주가는 지난 9일에는 484.47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0일에는 주가가 382.98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말(353.6달러)보다는 여전히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소비·여행·숙박·항공 등 대면 경제 활동과 관련된 ‘리오프닝주’에 대한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보잉을 1495만달러 순매도했다.

지난 5월만 해도 코로나 사태 종식 이후 여행 등 대면 경제 활동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과는 반대 양상이다. 지난 5월에는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국내 투자자 순매수 5위(3779만달러)였고, 항공기 제작사 보잉(3071만달러)이 6위였다. 지난 6월에는 에에비앤비가 순매수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