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반 투자자들도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중국 ETF의 국내 등록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개정 법령은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됐지만, 외국 펀드 등록 심사에 통상 4~6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부터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과 홍콩·싱가포르에서 발행된 역외(域外) ETF만 등록·판매할 수 있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ETF의 경우 투자는 가능했지만, 중국 본토 상장 ETF는 불가능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SSE)는 월 거래액 기준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일본거래소그룹(JPX)에 이어 세계 4위다. 중국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210조여원으로 60조원대인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크다.

구체적으로 상대국 ETF에 100% 투자하는 자국 ETF를 자국 증시에 각각 상장하는 ‘ETF 교차상장(ETF Connected)’ 방식이다. 예를 들어, 중국 ETF에 100% 투자하는 한국 ETF를 코스피에 상장, 중국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다른 ETF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ETF도 코스피에 상장된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KRX)와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 5월 ETF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금융위는 “국내 자산운용사 중 일부가 중국 ETF의 교차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국내 중화권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ETF가 많아 실제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지난달 국내 상장 ETF 개수는 2002년 ETF 시장 개설 이후 19년 만에 500개를 넘어서는 등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ETF 시장으로 성장했다. 2002년 3444억원에 불과하던 순자산 총액도 지난 5월 28일 사상 최고(62조원)를 기록하며 19년 만에 180배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 대금은 초창기 300억원대에서 올 들어 3조1741억원으로 100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