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누적 적립금(국민과 기업이 낸 건강보험료를 쌓아둔 자금)의 운용수익률이 최근 5년간 연 1.7~2.3%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의 자산 운용 수익률은 1.9%였다. 같은 사회보험인 국민연금(9.7%), 고용보험(5.7%), 산업재해보상보험(11.2%)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건강보험 운용수익률이 낮은 것은 예금과 채권 등 금리가 낮은 상품 위주로 자산을 운용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지난해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인 8조1518억원을 채권에 투자해 2.4% 수익률을 올렸다. 나머지 자산도 예금(수익률 1.8%)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 상품(수익률 1.3%)으로 운용해 수익률이 더 낮았다.

반면 다른 사회보험 기금들은 일부 자산을 주식 등 위험 자산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게 낸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 자산의 18.1%인 134조3045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 3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고용보험 기금과 산재보험 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도 각각 38.4%, 34.5%였다. 고용보험 기금은 한국투자증권, 산재보험 기금은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사가 운용한다.

건강보험은 매해 걷는 건보료와 의료 기관에 지급되는 비용(지출) 사이의 수지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위험 자산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건강보험 자산 규모가 16조7697억원에 달할 정도로 적립된 자금이 많은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안정적인 투자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도 여유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국민의 건보료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료율은 2017년 한 해 동결된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매년 꾸준히 인상돼왔다. 내년에도 건강보험료율이 6.99%로 올해보다 1.89% 인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