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최고치에 대한 전망과 올해 실제로 기록한 코스피 최고치.

대형 증권사들이 “내년에 코스피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에 들어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내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 등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29일 코스피가 2970.68까지 하락하는 등 조정 국면이 이어지면서 10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작년 10월(10조8470억원) 이후 가장 적은 11조754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이지만, 증권사들은 내년 상반기에는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개 증권사가 예상한 내년 코스피 최고치는 3400~3600 수준이다. KB증권(3600)이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투자(3500), 키움·교보·KTB(3450), 삼성증권·NH투자증권(3400) 등이다. 올해 7월 기록한 종가 기준 코스피 최고치(3305.21)보다 크게 높다.

KB증권은 올해 증시가 양호한 기업 실적에도 상승하지 못하고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반등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은 “연말·연초에 테이퍼링 선언과 자산 매입 축소가 시작되면 시장의 출렁임이 반복되겠지만, 이 기간을 지나면서 지금의 우려들은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키움증권은 신흥국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돌입과 올 연말 이후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다소 풀릴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 증시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반도체 업종 외에도 다양한 신성장 산업이 한국의 수출을 지탱할 것이라는 이유에서 코스피 상승세를 점쳤다. 신한금융투자는 “과거 박스피(코스피가 일정 범위 안에 머물면서 더 상승하지 못하는 상황) 원인 중 하나는 반도체 외 수출의 장기 정체였다”며 “지금은 반도체와 그 외 업종에서 수출 증가율이 동반 호전되고 있어 전반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에 출범할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고 했고, 삼성증권은 “(대통령) 집권 1년 차의 투자 성과(코스피 등 지수 상승률)는 집권 3년 차 다음으로 높았다”고 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코스피가 낮은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내년 하반기에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미국 중간선거, 2023년 (기업) 실적 불확실성 등으로 상반기 상승 폭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