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지수 분기 변경일(17일)을 앞두고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 신규 편입 및 격상이 확정된 종목들로 외국인 자금이 모이는 분위기다. /뉴시스

17일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 분기 변경 일을 앞두고 신규 편입 및 격상이 확정된 종목들로 외국인 자금이 모이는 분위기다.

FTSE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공동으로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 지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와 함께 대형 펀드들이 수익률 기준(벤치마크)으로 삼는 글로벌 양대 지수다. 이들 지수 편입이 확정되면 해당 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된 글로벌 패시브 펀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통상 외국인 자금이 몰린다.

지난 달 19일 FTSE는 크래프톤·카카오뱅크·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HK이노엔을 지수(Global All Cap)에 새로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크래프톤·카카오뱅크·SKIET는 대형주 지수에 HK이노엔은 소형주 지수로 분류됐다. 편입은 17일 장 마감 후 진행된다.

하지만 실제 지수 편입 이후 해당 주가들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FTSE지수 편입 앞두고 몰리는 외국인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에는 최근 3거래일(10~14일) 연속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FTSE지수 편입이 발표된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4일까지 크래프톤은 코스피·코스닥 2356개 종목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 3위(3900억원)에 올랐다. 10·13일에는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연속 순매도했지만 크래프톤은 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19일~지난 14일 카카오뱅크에 다섯 번째로 많은 3040억원을, HK이노엔에 12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소형주 지수에서 대형주 지수로 격상된 F&F에도 외국인들은 370억원을 순매수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번 편입으로 크래프톤으로는 1703억원의 글로벌 펀드 자금 신규 유입 효과가 생길 걸로 추산됐다. 카카오뱅크(1015억원)·SKIET(485억원)·F&F(109억원)·HK이노엔(41억원)으로도 신규 자금이 투자될 걸로 예상됐다.

한편 최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문제가 제기됐던 카카오뱅크와 SKIET의 경우, 오버행 물량 대부분을 외국인이 이미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의 보유 지분 처분 완료일이었던 지난 9일 외국인의 카카오뱅크 순매수 규모는 2816억원이었다. SKIET 2대 주주인 사모펀드 프리미어슈페리어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실행한 지난달 16일에는 외국인들이 SKIET 주식을 299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편입 직후에는 주가 하락 경향 주의

하지만 지수 편입 직후에는 주가가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리밸런싱(편입 조정)이 끝난 직후 월 초에는 항상 편입 종목들의 주가 단기 하락 반전이 반복해서 나타났다”며 “편입 종목들은 12월 중순까지 단기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보유 중인 경우라면 12월 중순 이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신규 투자는 주가 하락 후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하라는 뜻이다.

실제 과거 MSCI한국지수 편입 사례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확인된다. 지수 편입 발표 직후 10거래일 간 수익률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실제 편입 실행 후 10거래일은 대부분 종목들이 떨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2018년 5월 MSCI한국지수에 편입된 셀트리온제약은 지수 편입 후 10거래일 간 8.6% 하락했고, 에이치엘비(-31.2%)·삼성엔지니어링(-16.2%)·바이로메드(-15.6%) 등도 하락폭이 컸다. SK증권은 “실제 편입일 이후에는 주가가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매도 시점을 잡을 것”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