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가 됐다. 국내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개인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개인 순매수 1위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ETF(5579억원)였다. 통상 ‘곱버스’라고 부르는 이 ETF는 코스피200 지수 하락률의 2배만큼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반대로 코스피200 지수가 상승하면 상승률의 2배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순매수 2위는 SK텔레콤에서 분할돼 상장한 SK스퀘어(3420억원)였고, 3위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2907억원)였다. 지난달에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가 개인 순매수 1위(6226억원)였다. 두 달 연속으로 개별 기업 주식이 아닌 ETF가 순매수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1조6878억원, SK하이닉스를 5744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에도 개인 투자자 순매도 1~2위가 SK하이닉스(1조4203억원)와 삼성전자(1조306억원)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많이 사들였던 삼성전자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주식들을 최근 많이 매도하고 있다”며 “이런 주식을 팔기 시작한 투자자들은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믿고 인버스 ETF를 사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들의 전망과는 달리 15일 코스피200 지수는 395.66으로 지난달 말(373.24)보다 6%가량 상승했다. 곱버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것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지수 방향성을 예측해 수익을 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