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늘어나면서 올 들어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중국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NH투자증권이 미 연방준비제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지난 10월 말 3151억달러(약 373조원)로 중국(2853억달러·홍콩 제외)보다 많았다. 작년 말에는 중국(2612억달러)이 한국(2416억달러)보다 많았다.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미국 주식을 한국보다 더 많이 보유한 국가는 일본(9082억달러)뿐이었다.
미국 주식 보유액 증가율도 한국(30%)이 인도(39%·73억달러→101억달러)에 이어 둘째로 높았다. 대만(23%)·홍콩(20%)·일본(13%)·중국(9%) 등을 앞섰다.
미국 주식에 투자가 몰린 이유는 높은 수익률 때문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이 지난 11년간(2011~2021년) 전 세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과 채권·부동산·원자재 등 투자처 15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미국 대형주(S&P500지수)의 11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3.3%로 1위였다. 2위(11.8%)도 미국 중소형주(러셀2000지수)였다.
하지만 미국 주가가 올 들어 많이 올라 과열 우려가 커졌고, 연준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는 2.5% 가까이 급락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나스닥의 기술주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하락 위험이 커서 투자자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