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코로나 본격 확산 전인 2020년 1월 열렸던 'CES' 모습. 관람객들로 컨벤션 센터가 북적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올해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1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역대 증시에서 연초에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새해가 되면 주식시장의 기대 심리가 커진다.

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4년간(1997~2021년) 16차례나 1월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월별 평균 상승률을 보면 1월(3.29%)이 11월(3.42%)에 이어 둘째로 높았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10년간 7차례나 1월 주가가 상승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1년간(1930~2021년) S&P500지수 월별 평균 상승률을 계산했더니 1월이 1.2%로 7월(1.5%)·4월(1.4%)·12월(1.3%) 다음으로 넷째로 높았다.

올해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1월 효과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정책의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증시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송윤혜

◇2년 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CES

1월에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각종 이벤트들이 속속 열린다. 우선 이번 주부터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된다. 삼성전자·LG전자는 7일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 회사는 3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4분기에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6.6% 증가한 15조702억원, 매출액은 22.3% 증가한 75조2699억원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올려 잡고 있다. 12만원 목표가(대신증권)도 등장했다. LG전자는 매출 19조6702억원, 영업익 8313억원이 예상된다.

오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 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가 주목을 받는다.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올해 CES에는 500여 개의 한국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2200여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기업들에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헬스케어, 에너지 관련 주 주목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증시 업종 중 1월 평균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헬스케어(6.9%)였다. 에너지(3.6%)·IT(3.4%)·필수소비재(3.1%)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1월 효과가 모든 업종에서 통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업종 선택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실제 한국 증시에서 1월에 가스·전력 등 유틸리티(-1.7%), 커뮤니케이션(-1.5%), 금융(-1.2%) 등 업종은 평균적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하나금융투자는 “배당락(주식을 사도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 예상 배당금만큼 주가가 떨어지는 것) 전에 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다음 해 1월까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배당락 후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들을 추천했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 이탈 가능성

최근 개인 투자자 거래 대금이 감소하면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외국인들이 환율에 민감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달러화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5일 공개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의사록이 향후 달러화 향방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강한 긴축의 메시지가 없다면 달러 약세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지 않았던 점에 주목한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월 24일 96.9까지 오른 뒤 현재는 95.9로 떨어진 상태다. 삼성증권은 “긴축 통화 정책을 미리 반영해 달러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약해진 상태”라며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 등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 반대로 연준의 긴축 메시지가 더 강해진 것으로 확인될 경우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