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성년자와 20대 주식 투자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교육’과 ‘재테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어린 자녀에게 주식 계좌를 만들어주는 부모가 늘었고, 20대들도 저축보다는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 주식 계좌 수 증가율(전년 말 대비)은 10세 미만이 151.7%로 가장 높았고, 10대(126%)와 20대(78.1%)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 계좌 수는 249만2000여 개로 60대(249만1000개)를 넘어섰다. 2016년 말에는 20대 계좌가 31만7000여 개로 60대 계좌(106만6000여 개)의 3분의 1 수준이었는데, 역전된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주주 수 증가율도 미성년자와 20대가 높은 편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10세 미만 삼성전자(보통주+우선주) 주주는 약 18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195.2% 증가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20대 주주도 93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180.9%가량 늘었다.
시총 3위인 네이버는 지난해 10세 미만 주주가 204.5% 증가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시총 5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10세 미만(40.5% 증가)과 10대(23.1%), 20대(5.3%)에서만 개인 소액 주주가 증가했다. 시총 7위 LG화학도 20대 주주 증가율이 104.9%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계좌는 2061만개로 전년 대비 758만개가량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2000만개를 돌파했다. 2020년에도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계좌가 전년 대비 400만개 넘게 증가했는데,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아직 예탁결제원이 작년 말 기준 개인 투자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주식 계좌 수 증가 폭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훌쩍 넘었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 투자자는 2016년 490만명에서 2019년 614만명까지 꾸준히 늘었고, 2020년에는 300만명 급증한 914만명이 됐다.
삼성전자 개인 소액 주주 수도 지난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 개인 소액 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570만명으로 2020년 말(254만명)보다 316만명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