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현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작년 말 상장 한 달여 만에 900억원어치의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도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작년 12월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처분했다.
6일 카카오 노조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 판단이었다”면서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이 논의되는 상황까지 초래한 경영진의 도덕적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영진이 지난 5일 뒤늦게 공개 사과까지 했지만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소액 주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팔아서 900억원이나 현금을 챙겼는데 지금 와서 사과하면 해결되냐, 진정한 책임 경영을 하고 싶다면 팔아 치운 수량만큼 다시 매입하라”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주식 투자자는 “3년 연속 적자 기업인데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이유로 시총을 31조원까지 부풀렸는데, 기업의 미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이 주식을 대거 팔아 치우니 투자 심리가 식어버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류영준 현 대표와 신원근 차기 대표 내정자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열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고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류 대표는 약 469억원, 신 차기 대표는 약 60억원을 현금화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기업 처음으로 ‘100% 균등 배분’ 방식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아 소액 주주가 182만명에 달한다.
경영진이 주식을 대거 처분하기 전날인 작년 12월 9일 주가는 20만8500원이었다. 하지만 회사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경영진의 주식 처분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는 하락했다.
6일 주가는 15만2000원이다. 경영진 매도 공시 이후 28%나 하락했다. 경영진의 주식 처분 시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 편입 기대로 주가가 상승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류영준 대표의 경우 카카오 대표로 옮기면서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해 남은 물량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대표가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내부 방침에 따라 전량 판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나 정의선 회장도 전부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회사 주식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날 경영진 8명이 다 같이 주식을 판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며 차익 실현 욕구가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