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억원 횡령 사건이 벌어진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한 펀드들이 줄줄이 신규 판매 중단에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펀드 기존 가입자들의 수익률 하락 가능성 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7일 메리츠증권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IBK중소형주코리아30′ 등 오스템임플란트를 투자 목록에 포함한 펀드 33종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율이 1% 이상인 펀드 17종에 대한 신규 가입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펀드 가입자들에게 개별 문자를 통해 “해당 종목 이슈의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펀드 수익률 변동이 예상된다”고 안내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 75종을 안내하고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한국투자·대신 등 증권사들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들도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국내 펀드는 106개다.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된 금액은 총 524억원으로 추산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3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라 현재는 거래 중단 이전의 주가가 펀드 기준 가격에 반영되고 있지만, 횡령 손실이 확정되고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펀드 수익률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펀드 가입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주식 거래 정지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되는 24일까지 지속된다. 만일 실질 심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지고, 상장폐지 심사에 착수하면 주식 거래 정지는 최종 결정 때까지 연장된다.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부문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율이 가장 큰 경우가 7%대로 그렇게 높지는 않다”며 “성급하게 환매하기보다 횡령액 중 회수 가능 규모가 얼마인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주요 지수에서 퇴출되는지 등을 확인한 뒤에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2만여 명에 달하는 오스템임플란트 소액 주주 가운데 일부는 피해 보상 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8일 오스템임플란트 창립 기념일을 앞두고 회사 익명 게시판에 “소액 주주들 빨간 피눈물 흘릴 때 우린 창립 기념일 기념하려고 빨간 랍스터 먹는다. 부럽지?”라는 글과 랍스터 요리 사진이 올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