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가 연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구축,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의 서버들. /트위터 캡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메타는 이날 자체 블로그에 인공지능(AI) 개발에 보다 박차를 가하기 위해 ‘AI 리서치 슈퍼클러스터(Research SuperCluster·RSC)’라는 이름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RSC의 위치나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개발 2단계가 마무리 되는 올해 말에는 1만6000여개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엑사 바이트 단위의 데이터셋을 훈련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엑사 바이트 단위의 데이터셋은 초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영상을 3만6000년 간 상영할 수 있는 용량을 의미한다.

메타에 따르면 RSC 개발 작업은 1년 반 전인 2020년 하반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엔비디아의 GPU 5800여개를 연결한 수준인데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20배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타가 개발하는 AI 슈퍼 컴퓨터는 메타의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혐오 발언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학습시킬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이를 테면 다른 언어를 쓰는 대규모의 그룹이 대화를 나눌 때 서로의 모국어로 변환된 언어를 실시간으로 들려주고 이를 통해 그들이 함께 AR 게임을 즐기거나 연구 작업 등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되는 게 목표다.

메타의 엔지니어인 케빈 리와 슈보 센굽타는 블로그를 통해 “RSC가 메타의 AI 연구자들이 조 단위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더 나은 AI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테면 수 백여개의 서로 다른 언어로 작업을 하고 매끄럽게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분석하고 새로운 증강현실 도구 등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빌 그롭 미 일리노이대학교 슈퍼컴퓨팅 응용 센터 총괄은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고성능의 컴퓨팅 인프라는 페이스북이 활용해야 하는 데이터 양을 고려할 때 필수적”이라며 “페이스북은 이용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알고리즘을 연구, 학습시킬 수 있는 일종의 ‘보물 창고’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주요 IT 기업을 비롯해 각국 정부는 AI 개발을 위한 슈퍼컴 개발에 몰두 중이다. 다국적 회계감사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서 AI 산업이 차지하는 금액이 15조7000억달러(약 1경8779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에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8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훈련 컴퓨터”라며 슈퍼컴퓨터 도조를 공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슈퍼컴퓨터는 1만여개의 GPU를 기반으로 데이터셋을 훈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