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위로 화려하게 코스피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지수에 특례 편입된 첫날이었던 지난 15일 주가가 오히려 2.48%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이 LG엔솔을 1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의무보유 확약물량(4만5281주)이 해제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우려에 증시 전체가 휘청거린 영향이 컸지만, 기대 일색이었던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의견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다.
지난 9일 홍콩계 증권사 CLSA는 LG에너지솔루션 목표 주가를 45만원, 투자 의견은 ‘매도’로 제시했다. 반도체 공급망 차질 등으로 전기차 산업의 실적이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흑자 전환하긴 했지만, 작년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58% 이상 밑도는 7685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 공개 후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16일 소폭 상승해 45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CLSA의 목표 주가 수준까지 다다랐다.
SK증권도 지난 11일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한 보고서를 냈다. 목표가는 이전과 같은 43만원을 유지했다. 올해는 성장보다 소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국민연금,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달 27일 상장 후 6일 연속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하다가 4일 연속 순매도로 돌아섰다. 매수를 주도해온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순매수 규모가 5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감소했다.
다음 달 11일에는 코스피200 조기 편입, 4월에는 솔랙티브(Solactive)글로벌리튬지수 편입 등이 기다리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 인플레이션 가속화 우려, 빠른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악재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가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52만2000원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낮은 매출 성장과 수익성이 올해 내내 투자자에게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가파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일부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세가 뚜렷하다며 적극 ‘매수’를 권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64만원을 제시했고, 이베스트투자(63만6000원), 메리츠(61만원), 한국투자(60만원) 등도 목표가를 60만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