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10~12월) 국내 상장 기업 둘 중 하나가 ‘어닝쇼크(예상 밖 실적 악화)’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4분기 실적을 발표한 193개 기업 가운데 131개(68%)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망치에 10% 이상 미달한 ‘어닝쇼크’ 기업이 101곳(52%)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작년 4분기 68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달 말 공시에서 오히려 47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배터리 해외 공장 가동 등 일회성 비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특별 상여금과 카카오 및 카카오페이 임직원 주식보상비용 등으로 전망치를 34% 밑돈 10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게임업체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이익 전망치를 각각 80%, 47% 밑돌았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6967억원, 2571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상장사는 61개(32%)로, 이 중 전망치를 10% 이상 웃돈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기업은 32개(17%)에 그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에는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작년보다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과 금리 상승도 기업 실적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236개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34조2000억원으로 1개월 전(237조5000억원)보다 1.4% 낮아졌다. 50개 업종 중 33개의 전망치가 1개월 전보다 하락했다.
영업익 전망치가 1개월 전 4062억원에서 2343억원으로 42% 급감한 조선 업종의 하향 조정 폭이 가장 컸다. 게임(-19.3%), 에너지, 호텔 및 레저(이상 -18.6%), 제약(-16.1%) 등도 이익 전망치가 많이 줄었다. 반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가 예상되고, 작년 실적이 좋았던 항공운수(20.6%), 해상운수(17.4%), 반도체(15.2%)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보다 20% 안팎으로 상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