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환경에서 배당주 투자를 추천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돈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 통상 주가는 하락할 위험이 커진다.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가 줄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되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당주는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기업의 이익을 주주와 나누기 때문에 은행 이자처럼 일정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고(高)인플레이션 시기에는 배당금 증가가 주가 상승보다 더 탄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배당 상승 폭이 주가 상승 폭보다 더 크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1940년 이래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서면, 특히 지금처럼 6%를 웃돌면 주식수익률은 평균적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현재 배당주가 평소보다 더 싸게 거래되고 있으므로 투자 가치가 있는 것으로 봤다. 그는 S&P500 기업들이 너무 많이 오른 뒤 하락할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배당주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틴 전략가는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이 시장 평균 이상인 기업 50개를 선정해 소개했다. 이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루멘테크놀로지로 9.6%였다. 이외에 통신사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4.8%), IBM(5.4%), 인텔(3.1%), 포드(2.4%) 등이 고배당주에 이름을 올렸다.

업종 중에서는 에너지업종 배당금이 가장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업종은 올해 배당금이 27% 늘어 증가율이 S&P500 기업 평균을 3배 이상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 최대 석유·가스업체 엑슨모빌과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최근 투자해 조명받은 셰브론은 올해 S&P500 기업 전체 배당금의 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배당금도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지만 배당수익률이 “주식수익률을 앞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스틴은 현재 배당주가 시장 평균 대비 평소보다 더 많이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싸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