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소액주주가 작년 4분기(10~12월) 12만명 감소했다. 주가 정체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지분율이 1% 미만인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506만63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소액주주가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한 작년 9월 말 518만8804명에서 12만2453만명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가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9년 3분기 60만6447명에서 4분기 56만8313명으로 감소한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2020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 이후 본격화된 동학개미(국내 주식 투자자) 열풍과 함께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0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 35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연초 9만원을 돌파하며 ‘십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를 바라보는 듯했으나 10월에는 장중 6만8300원까지 떨어졌다. ‘육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주들이 탈출하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순매도로 전환, 두 달 연속으로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두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규모는 4조2000억원이었다.
8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00원(0.86%) 내린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2% 하락하면서 6만87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종가 기준 7만원을 밑돈 것은 작년 11월 11일(6만9900원)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3거래일 연속 쌍끌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7064억원, 68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최근 해킹 피해와 소비자 집단 소송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국제 해커조직은 삼성전자의 서버를 해킹했다며 기밀 데이터 일부를 공개했다.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 구매자들은 기기 성능을 고의로 저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