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각) 세계 금융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유가가 하루 새 12% 넘게 폭락했고 유럽 증시는 평균 7% 이상 급등했다. 뉴욕 증시도 2~3%대 반등 마감했다.
유럽 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보인 것은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가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 요구 사항인 중립국 논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독일 DAX30 지수는 전날보다 7.92% 급등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7.13%,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7.44% 뛰었다.
뉴욕 증시는 국제 유가 급락 소식에 반색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증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가격을 전날 대비 12.1%(15달러)나 떨어진 배럴당 108.70달러까지 끌어내렸다. 뉴욕 다우 지수는 2.0%, S&P 500 지수는 2.57%, 나스닥 지수는 3.59% 각각 상승 마감했다.
10일 아시아 증시도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3.94% 올랐고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2.21%와 2.18% 상승 마감했다. 대만 가권 지수도 2%대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이런 훈풍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반다 리서치의 비라지 파텔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최악의 상황이 끝난 게 아니라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죽은 고양이가 뛰어오른다. 하락 추세에서 일시적 반등 현상)’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