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거래 업체 쿠팡이 1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6.56% 급락한 18.94달러에 마감했다.
주가 급락 이유는 회사 주식이 대량 장내에 풀릴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경제 전문매체 블룸버그는 10일 오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쿠팡 주식 5000만주를 블록세일(시간 외 대량 매매) 할 것”이라는 뉴스를 내보냈다. 이 소식은 빠르게 월가에 퍼져나갔다. 주가 희석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에 주가는 장중 21.5%까지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쿠팡의 유통물량이 17억5000만주인 점을 고려하면 5000만주 블록세일이 사실이라 해도 3%가 채 안되는 규모이므로 주가가 20%나 빠지는 것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블록세일 물량이 새로 발행된 주식인지, 아니면 자사주나 초기투자자 보유 물량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증권사 임원은 “올해도 적자가 나면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데 부담을 느낀 초기투자자가 매도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은 블록세일 자체를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최근 실적은 투자자 우려를 낳을 정도로 저조하다. 지난 2일 쿠팡은 작년 15억4259만달러(약 1조862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순손실(4억6316만달러·약 5593억원)의 3.3배로 역대 최대 적자였다.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역대급 매출(184억637만달러·약 22조2257억원)이 무색해지는 적자였다.
그 덕에 쿠팡 주가는 4일에도 17.2% 급락했다. 연초 이후로는 30달러 선에서 19달러로 36%나 급락한 상황이다.
쿠팡은 월가 거물들이 잇달아 투자한 바있다. 작년 하반기 조지 소로스 회장이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50만주(약 170억원)어치를 매수했고, 작년 11월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투자운용사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도 1550만6097주(약 5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당시 투자로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의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투자 목록) 비중에서 쿠팡은 아마존·알파벳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