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가 연일 폭락하는 가운데 15일 홍콩 항셍 주가지수를 나타내는 전광판 앞을 홍콩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EPA·연합

지난주 홍콩 증시가 급락 후 급등세를 보이는 사이, 중국·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중학 개미들이 대거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을 1억6942만 달러(약 19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1년간 해외 주식에 관심 있던 국내 투자자들은 대부분 미국 주식 순매수에 열을 올린 반면 홍콩 주식은 순매도 우위였다.

그러나 홍콩 증시가 1년 새 50%가량 낙폭을 보이면서 크게 흔들리자 잠자던 중학 개미들이 다시 깨어났다. 홍콩 증시는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강제 상장폐지 우려,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미·중 간 긴장감 고조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금융위기 때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6000선(홍콩H지수)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폭락했다.

저가매수 기회를 포착한 중학 개미들은 지난 14일부터 18일 사이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상장지수펀드)’를 총 1억7350만 달러(약 2019억원) 순매수했다. 이 종목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0개로 구성된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같은 기간 테슬라(1억2293만 달러)나 애플(1억1426만 달러),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5947만 달러) 등을 제치고 해외주식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중학 개미들의 베팅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급락했던 홍콩 H지수는 16일 12.5% 급반등한 데 이어, 17일에도 7.52% 추가 상승하며 70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