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에 속도를 내고 물가 급등 우려까지 확산하면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1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186%에 장을 마쳤다. 2012년 7월 11일(연 3.19%) 이후 9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연 3%를 넘은 것도 2013년 12월 12일(연 3.006%) 이후 처음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305%로 13.6bp 상승했다. 2014년 6월 16일(연 3.315%)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8.7bp, 17.7bp 상승한 연 3.303%, 연 2.981%에 마감했다.
◇ 국채 3년물 금리 10년만에 최고… 30년물과 ‘역전’
30년물 금리는 9.3bp 상승한 연 3.146%로 마감하며 3년물보다 낮아졌다. 30년 만기 국고채가 도입된 2012년 9월 이후 3년물 금리보다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 전조로도 받아들여진다.
채권 금리는 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통해 확인되면서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7일 “연내 기준금리를 3.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혀 긴축 우려를 키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공약과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경계감도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이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커지고, 3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을 웃도는 4%대로 나오자 점점 4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채권 금리 수준이 대폭 올랐으나 여전히 채권시장 내 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4월 금통위부터 5월 FOMC까지 국내외 중앙은행의 긴축 대응이 예고돼 있어 추가 금리 변동성 확대에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