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그와 단독으로 서너 시간의 점심 식사를 하는 대가로 수십억 원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버핏과의 점심' 행사가 2000년부터 이어져왔지만, 올해를 끝으로 중단하기로 했다./AP연합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92)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버핏과의 점심’ 경매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이 2000년부터 이어온 연례 자선 행사로, 이제까지 3400만달러(약 425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25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 빈민 지원 단체인 글라이드 재단은 성명을 내고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중단한 ‘버핏과의 점심’ 행사가 올해 재개되지만, 마지막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앞으로는 다른 방법으로 버핏과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사는 버핏의 첫째 부인이었던 고(故) 수지 버핏 여사가 생전 봉사 활동을 했던 글라이드 재단에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첫해 점심은 2만5000달러에 낙찰됐는데, 2019년에는 낙찰 금액이 460만달러(약 5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해 최고 금액을 써내 낙찰받은 중국 가상화폐 사업자 저스틴 선은 정작 신장 결석을 핑계로 식사 약속을 취소해 구설에 올랐다.

이제까지 낙찰자들이 낸 기부금은 글라이드 재단에 전달돼 노숙자와 저소득층을 위해 쓰였다. 점심을 낙찰받은 사람은 최대 7명까지 초청해 유명한 뉴욕의 스테이크 음식점인 ‘스미스 앤드 월런스키’에서 버핏과 함께 식사를 한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은 2003년 25만1000달러에 버핏과의 점심 자리를 낙찰받아 곧바로 25만달러를 추가 기부했고,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버핏과 점심을 한 헤지펀드 매니저 테드 웨슐러는 이때의 인연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에 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