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가 골프 카트를 타고 3년 만에 오프라인 주주총회장에 나타났다. 3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그는 월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숨기지 않았다./로이터연합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91)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주식시장이 거대한 카지노처럼 변했다”면서 투기를 부추기는 월가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나 자신의 투자회사는 올 1분기 주식시장이 무너졌을 때 저평가된 기업 지분을 다량 사들이며 좋은 투자 기회로 삼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버핏은 버크셔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3년 만에 대면 주주총회를 열고, 4만여 주주들 앞에서 투자 철학과 최신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팀 쿡 애플 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도 참석했다.

◇ 워런 버핏 “주식시장이 카지노 됐다, 하루 스무번씩 사고 팔게해 돈 벌어”… 버크셔 해서웨이 3년 만에 대면 주총

버핏은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은 자본주의라는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를 챙겨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번다”며 이들이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월가는 사람들이 하루 스무번씩 매매하도록 부추기면서 이들이 ‘투자’할 때보다 ‘도박’을 할 때 훨씬 더 많은 돈을 챙긴다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증시 포커판의 칩으로 전락했다”고 씁쓸해했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1분기에 51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셰브론,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등 에너지주를 다량 사들였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되는 비디오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 9.5%도 새로 편입했음을 공개했다. 다만 1분기 주식시장 급락 여파로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입어 버크셔의 1분기 순이익은 작년 대비 53% 급감한 54억 달러에 그쳤다.

버핏은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재차 피력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할 생각이 없다”며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 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오랜 투자 파트너이자 버크셔 부의장인 찰리 멍거(98)도 합세해 “어리석은 것, 악한 것,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세 가지를 다 가졌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