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성규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에 한 달 새 7000억원가량이 몰렸다. 급격한 물가 상승세와 이 고삐를 틀어쥐려는 기준금리 인상 속에서 증시가 흔들리자 연 4~6%가량 안정적으로 배당을 주는 리츠의 상대적 매력이 돋보이는 것이다.

4월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19종목 시가총액은 8조6344억원으로 3월 말 대비 9%(6868억원) 증가했다. 2년 전만 해도 시총 3조원대였던 국내 상장 리츠는 금세 3배 규모로 커졌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로, 부동산 비율이 총자산의 70% 이상이어야 하고 배당 가능한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한다. 오피스 빌딩에 주로 투자해 임대료 수익을 배당하는 기업 구조조정 리츠, 위탁 관리 리츠와 도시형 생활 주택, 오피스텔 등을 직접 개발하는 자기 관리 리츠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최근 3개월간 상장 리츠 19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3.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2%)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말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는 상장 후 한 달 사이 주가 상승률이 19.2%를 기록했다. 이 상품과 SK리츠는 1년에 4번 배당하고, 나머지 리츠는 대부분 1년에 2번 배당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률은 지난 2020년 기준 7.1%에 달했고, 올해도 평균 5%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게다가 리츠의 주요 편입 자산인 도심 사무실과 쇼핑몰, 호텔 등은 리오프닝 시기에 수혜가 예상된다.

대신증권 배상영 책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에도 대형 리츠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됐고, 기존 리츠들도 증자를 통한 자산 편입에 성공하면서 평균 시가총액이 4500억원 수준으로 대형화됐다”며 “올해 K리츠는 인플레이션 국면과 주식시장 조정 속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해 차별화가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현재 인플레이션 고점과 경기 침체 논란이 시작되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리츠 보유 자산의 공실이 늘어나고 건물 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