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8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한다고 8일 밝혔다. HDC는 철거 후 재시공은 총 70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 추가 비용은 약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사진은 외벽이 붕괴된 화정아이파크의 모습. 2022.5.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지난 1월 광주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다음 날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해 5개월여간 반 토막이 났다. 사고 직전 2만5800원이던 주가는 현재 1만3700원으로 46.9% 하락했다.

반면, 보름쯤 뒤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비엠에서 터진 임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매매 사건 이후 주가는 22%나 상승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20% 급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사고 직전 주가(40만6300원)보다 22%나 오른 49만5800원이다.

에코프로비엠과 HDC현산의 주가에 영향을 준 것은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509억원으로 작년(1150억원)의 2배가 넘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초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부문에서 이 회사를 대체할 만한 업체는 찾기 힘들다는 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했다.

사건·사고 전후 주가 변화

하지만 HDC현산은 사고가 터진 후 잇따라 시공 계약이 해지되고,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767억원으로 작년보다 1.2% 늘어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아모레퍼시픽, 우리금융, 오스템임플란트도 올해 영업이익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은 횡령 사건이 알려지기 전보다 주가는 2.8% 올랐고, 우리금융지주는 4.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사건이 터지기 전 주가를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최근 한 달간 주가는 상승세다.

다만 사건·사고가 발생한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2014년 작성된 ‘횡령발생공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자 유형별 매매패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횡령이 발생한 211개 기업들은 횡령발생 공시일로부터 1년 뒤 주가가 평균 46%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1년 뒤 대체로 주가가 반 토막 났다는 것이다.

이포상 송원대 교수는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는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 그 기업 주식을 매도하는데, 개인 투자자는 매수해서 손실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