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메리츠자산운용대표/조선일보DB

‘동학개미의 멘토’ ‘존봉준(존리+전봉준)’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불법투자 의혹에 휩싸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논란은 존 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가 존 리 대표의 친구가 설립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 P사가 출시한 상품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친구 회사가 출시한 상품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존 리 대표의 아내가 2억원을 투자한 회사라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존 리 대표의 차명 투자 논란까지 불거졌다. 결국 존 리 대표가 친구 회사, 그것도 자신의 아내가 투자한 회사에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를 동원해 60억원 투자를 해줬다는 의혹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라는 펀드를 출시해 설정액 60억원을 전부 P사의 상품에 투자했다. P사는 2016년에 설립됐다.

메리츠자산운용 측은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펀드의 손실이 없었고, 존 리 대표 아내가 지분을 소유한 회사라고 하더라도 관련법상 이해관계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존 리 대표는 “30년 동안 쌓아온 평판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것 같다”면서도 “도덕적인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다음은 존 리 대표와 일문일답.

-P사에 투자하게 된 경위는

“P사의 선택은 전적으로 펀드매니저의 결정이었다. 다른 P2P업체들은 연체율이 20%가 넘는 곳도 있었는데, P사는 연체율이 유일하게 0%였다. 그 당시에 생각한 것은 고객의 이익이었다. 아내의 이익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 P사 대표가 친구라고 한다

“오랜 친구다. 아내가 이 회사에 2억원을 투자해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증자 과정에 아내는 참여하지는 않았고, 초기 투자금 그대로다. 내 아내가 투자한 회사라는 점이 메리츠자산운용의 투자 결정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뒀고, 손해 본 사람은 없었다. 도덕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은 달게 받겠다.”

-아내의 투자 경위는

“P사가 설립될 때 아내가 투자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내는 어떤 일을 하나

“도자기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아내의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나.

“아내가 결정하고 투자한 것이다.”

-메리츠 입장에서 P사 투자 비중은 작다고 해도, P사 입장에서는 메리츠 투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지 않다. 메리츠가 P사를 도와준 것이 전혀 아니다. 펀드매니저가 실사를 하고 투자하는 것이 타당한지 평가했다. P사를 내가 펀드매니저에게 추천한 것도 아니다. 여러 P2P업체들이 투자해달라고 찾아왔고, 담당 팀이 내부에서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무도 손실을 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모두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음해세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지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나를 미워하는 세력이 있지 않을까’하는 원론적인 말을 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