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전통복장을 한 자오창펑 - 자오창펑 인스타 갈무리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가상 화폐 가격 폭락으로 10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최근 가상 화폐 급락으로 약 775억 달러(약 101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2017년 바이낸스를 설립한 자오창펑은 가상 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재산이 한때 960억달러(약 125조원)까지 불었다. 하지만 작년 말 시작된 비트코인 하락세에 이어 지난 5월 루나 사태, 6월 가상 화폐 급락으로 그의 재산은 185억달러로 줄었다고 SCMP는 전했다. 개인 재산의 급감에 대해 자오는 “개의치 않는다”며 “나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가상 화폐 생태계를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는 1977년 중국 남부 장쑤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대학교수를 했지만, 반체제 인사로 찍혀 1987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망명했다. 자오는 캐나다 맥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고 미국, 일본 등의 금융사에서 일했다. 그는 2013년 지인들과 포커를 치던 중 비트코인을 알게 돼 대거 매수했고, 2017년 바이낸스를 창업했다.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현재는 거래량이 가장 많은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로 성장했다.

자오는 최근 자신의 근거지를 두바이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히며 아랍 정통 복장을 한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두바이는 가상 화폐 규제가 없는 ‘가상 화폐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부자 상위 500명의 재산은 지난 6개월간 1조4000억달러(약 1820조원) 줄었다. 세계 최고 부자이자 ‘도지코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재산은 620억달러(약 81조원) 감소했다. 자오창펑은 올해 1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처음으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