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2조75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KB금융지주는 21일 상반기(1~6월) 순이익이 2조7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상반기 중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이다. 2분기 순이익도 역대 같은 분기 최대인 1조303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1조 2043억원)보다 8.2% 많지만,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1조 4531억원)보다는 10.3% 줄어든 수치다.
부문별로는 이자 이익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하면서 전체 이익을 이끌었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44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7% 늘었고, 2분기도 2조 7938억원으로 작년보다 18.9%가 증가했다.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도 좋아졌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벌어낸 수익에서 자금 조달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한 자산의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은행 등 금융사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높을수록 이자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다. 2분기 기준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의 NIM은 각 1.96%, 1.73%로 올해 1분기 1.91%, 1.66%보다 각 0.05%포인트, 0.07%포인트 더 높아졌다. KB금융 측은 “수익성 개선은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여신이 성장한데다 금리가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KB금융의 2분기 순수수료이익(8749억원)은 작년 2분기와 비교해 1.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상반기 순수수료이익(1조7899억원)은 오히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증시 등 금융시장 침체로 중개 수수료가 감소한 데다 금융상품 판매도 위축돼 신탁·펀드 관련 수수료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2분기와 상반기 기타영업손익은 각 187억원, 1794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각 94.7%, 77.4% 급감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운용 손실이 커지고 환율 상승, 주가 하락과 함께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환 관련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의 2분기 순이익이 각 7491억원, 2963억원, 1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비해 2.0%, 299.9%, 13.9%씩 늘어났다. 하지만 주식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KB증권의 순이익(677억원)은 55.8% 급감했고, KB자산운용의 순이익(95억원)도 57.8%나 줄었다.
아울러 KB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어 올해 2분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결정하고,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의결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2월 1500억원에 이어 올해 누적으로 3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함으로써 우수한 자본 적정성과 안정적 이익 창출력에 기반한 주주환원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