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은 채굴수량이 총 2100만개로 한정되어 있는데, 약 4년을 주기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한다. 비트코인이 처음 출시됐을때는 블록당 50개의 비트코인이 보상됐지만, 지금은 세번의 반감기를 거치면서 6.25개까지 줄었다. 공급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희소성이 커지는데, 실제로 지난 세 번의 반감기에서는 비트코인이 최대 9073%, 2833%, 688% 상승했다.
네 번째 반감기는 내년으로 예상되는데 가상화폐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전과 같은 비트코인 폭등이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과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충돌하는 중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홍성욱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의 모든 것’이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반감기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업계 등에서 회자되는 “네번째 반감기가 오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주장과 180도 다른 주장이다. 상당수의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반감기’가 크던 작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
홍성욱 애널리스트는 “채굴이 진행될수록 신규 비트코인이 기존 유통량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한다”며 “그 결과 반감기의 영향력도 마찬가지로 줄어든다”고 했다. 올해 4월 초까지 비트코인은 1900만개가 채굴된 상태다. 앞으로 비트코인 반감기는 30번 남아있지만, 현재 전체 한도의 90% 이상이 채굴됐다.
홍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반감기에 가격이 두 배가 되지 않는다면 채굴자 입장에서는 채굴 유인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비트코인 생태계가 약화로 이어지고, 투자 매력도 하락해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감소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외 유명 투자자나 기관들이 내놓는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시했다. 워런 버핏의 경우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고 해도 사지 않겠다”며 사실상 가치가 없다고 봤지만, 골드만삭스는 5년내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인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의 경우 다음 반감기에 30만 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 추정에는 여러 방식이 활용되며 통일된 기준이 없다”며 “금 시가총액과 비교하는 방식이나 비트코인 원가인 채굴 비용 등이 주요 가치산정 방식으로 쓰이는데 대부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금과 비교하는 방식의 경우 비트코인이 귀금속이나 외환보유고로도 쓰이는 금과 다른 면이 많다는 것이다. 채굴 비용을 근거로 하는 방식 역시 “시장 가격이 언제나 상품의 원가 이상으로 형성되지 않고, 채굴 비용이 비트코인 가격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