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의 달러화.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인 77조원의 운용 손실을 낸 데 이어,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2분기(4∼6월)에 해외 투자에서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6월 말 3736억 2000만달러(약 503조원)로, 3월 말에 비해 5.8%(약 30조8700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2011년 3분기(-17.5%) 이후 10년 9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투자자산 중에서는 외국 채권의 감소 폭이 106억2000만달러로 가장 컸고, 외국 주식도 98억5000만달러 줄었다.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도 23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해외펀드에 투입한 돈이 2분기 중 7조5000억원 증가하는 등 투자액은 늘었지만 글로벌 주식·채권의 동반 약세로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9일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8%(손실액 77조원)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비금융사로 분류돼 한은이 분류하는 국내 기관투자자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기준 금리를 더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면서 해외 증시가 얼어붙고 있어 하반기 손실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