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권사 수익이 급감하면서 일부 증권사가 임원 급여 지급을 유보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전 직원에게 비상 경영을 시작한다고 전달했다. 이에 따라 임원 월 급여 중 20% 지급이 유보되고, 업무추진비도 삭감된다. 영업부문의 경우 업무추진비의 20%, 지원 부문은 30%가 줄어들게 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세계적인 불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증권시장 침체로 업계의 전체 이익이 안 좋아지고 있다”고 비상경영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8.1%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6875억원으로 같은 기간 19% 줄었고, 당분간 금리인상 추세가 이어지는 등 증시 불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 등이 전반적으로 불투명한 것을 고려해 긴장하자는 것”이라며 “상징적 의미에서 임원 급여 유보 등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초 증시 하락장이 펼쳐지자 위험 관리 차원에서 비상 경영 기조를 선언하기도 했다. 임직원 급여 삭감 등 구체적인 안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상태다.
한편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도 상반기에만 억대에 달하는 급여를 받아 “투자자 손실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임직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평균 1억28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상태다. 증권사 중 BNK투자증권(1억5900만원), 메리츠증권(1억46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직원당 1억3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