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의 스크린 골프 시스템. /골프존 제공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덩달아 주가가 급등했던 골프 관련주(株)들이 올해 하반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 속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스크린골프 업체로 잘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골프존 주가는 7일 전날보다 2.76% 하락한 13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3.1% 상승했는데, 골프존 주가는 같은 기간 0.2% 하락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골프웨어 업체 크리스에프앤씨 주가도 7월 들어 현재까지 21.8% 급락한 상태다.

◇국내 골프인구 코로나 펜데믹 2년간 94만명↑

작년까지만 해도 골프주들은 주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였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64만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직전이었던 2019년(470만명)보다 94만명 늘었다. 2019년 이전 10년간 국내 골프 인구가 연간 평균 18만명씩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2년간 국내 골프 인구가 눈에 띄게 급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본의 골프 인구(520만명)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골프는 감염 위험이 크지 않은 실외활동으로 인식이 됐고, 해외 여행이 제한돼 국내에서 보내는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골프 인구도 늘어났다. 특히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20~40대가 65%로 젊은 층의 골프 시장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골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2020년 초 2만8850원까지 떨어졌던 골프존 주가는 작년 11월에는 19만3500원으로 7배 가까이 상승했다. 2020년 초 1만7000원대에 불과했던 크리스에프앤씨 주가 역시 지난해 11월에는 5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해외여행 보복소비, 국내 골프시장에는 부담

하지만 올해 들어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들고, 골프 산업 성장세도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골프산업 규모는 9조2000억원으로 2019년(6조7000억원)보다 37.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성장세는 올해부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2년간 골프 인구는 해외여행 수요를 흡수하면서 성장해온 만큼 앞으로는 성장률 자체는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며 “그 동안 억눌려왔던 해외여행 보복 소비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골프웨어 업체들의 경우 경쟁이 과열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예컨대 지난해 60여 개에 달하는 골프웨어 브랜드가 새로 생겼고, 슈페리어와 JDX, 루이까스텔, 까스텔바작 등 주요 골프웨어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들은 지난 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일부 업체들까지 주가가 부진한 것은 골프 산업이 둔화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회사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며 “결국 실적으로 입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