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저탄소경제 등 세계적인 가치 전환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미래 성장잠재력이 높은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경기 침체를 견디기 위해 기업들이 알짜 자산을 시장에 많이 쏟아내는 지금이 글로벌 M&A(인수·합병)의 적기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가우탐 쿰라 아시아 총괄회장은 지난달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위기를 거꾸로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기에는 기업들의 성과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어떤 사업에 힘을 실어야 할지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이럴 땐 미래 잠재력이 더 높은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등 자원의 재분배를 새롭게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쿰라 회장은 불황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방어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주주들의 장악력이 강한 한국 기업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로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데 오히려 유리한 구조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최근 한국 회사들이 세계적인 규모로 급성장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경영자들을 한국인 일변도로 채우기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을 채용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EO 리더십 개발 전문가로서 지난해 7월 아시아 총괄회장직에 오른 쿰라 회장은 “이런 변화를 신속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CEO의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지난 5월 싱가포르에 CEO들의 리더십과 성과 향상 등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맥킨지리더십연구소(McKinsey Center for CEO Excellence)’를 설립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맥킨지는 글로벌 200개 기업의 최고 CEO들 중 67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탁월한 CEO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대해 분석한 ‘CEO 엑설런스’ 한국어판을 10월 초 발간할 예정이다. 쿰라 회장은 “대변혁의 시대로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상황에서는 조직의 리더이자 최고 의사결정자인 CEO의 담대함과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조직 전체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내용”이라고 했다.